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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21 일드 수박(すいか,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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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겨울, 영화 카모메 식당과 안경에 빠져 있는 내게 노조미 씨가 추천해 준 드라마..
두 영화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출연하기도 하는 드라마이다.
제목부터가 약간 심심한데, 제목과 내용의 상관관계는 잘 모르겠긴 하다..

해피니스 산차(ハピネス三茶)라는 하숙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영화 카모메 식당과 안경을 재미있게 봤다면 이 드라마도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볼 때 한 번에 다 몰아서 다 봤는데,
1편은 인물 소개와 34살 미혼 여성인 하야카와가 집을 떠나서 해피니스 산차로 들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그렇기에 약간 지루하기도 했지만, 2화부터는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시작되었다.
내 이야기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위로를 받기도 했다.

두 번 째 볼 때에는 밤마다 자기 전에 아껴가면서 하나씩 보고 자는데,
저용량으로 줄여서 폰으로 보는중.. 보다가 좋은 장면이 있으면 캡쳐도 하고..

나에게는 보석같은 드라마이다.
지금까지 나름 100개 가까운 일드를 본 것 같은데 그 중 최고인 것 같다..

(왼쪽 세 번째부터)교수, 에로만화가 키즈나, 신용금고 직원 하야카와, 하숙집 주인의 딸인 유카


그림에서 가운데 네 명이 이 하숙집에 사는 사람들이다.
왼쪽부터 교수, 에로 만화가인 키즈나, 신용금고 직원인 하야카와, 하숙집 주인장의 딸인 유카

하야카와 역을 맡은 고바야시 사토미는 역시나 자연스러운 연기!
유카 역을 맡은 이치카와 미카코는 안경에선 약간 시크하기도 하고 엉뚱하기도한 생물 교사 역할이었는데,
여기선 조금 소심하고 마음 여린 유카짱으로 나온다.

신용금고의 유일한 친구였던 바바짱이 금고의 돈을 횡령하고 사라진 후,
눈물을 흘리던 하야카와를 길에서 보고 손수건을 빌려줬던 교수..
소지하고 있는 돈의 전부가 83엔인 키즈나를 불가사의하게 생각하는 하야카와에게
그건 틀린 생각이라고, 여러가지 삶의 방식이 있어서 좋은 거라고 말하는 교수..
하야카와 같은 사람도 있어서 좋다고 말해 주는.. 거기서 나름의 위안을 얻는 하야카와..

하야카와에게 건네는 교수의 위로


그리하여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하숙 생활..

안경에서도 그렇듯 자연스러운 수면 연기! 고바야시 사토미

예전에 이 하숙집에 살았던 아저씨 댄짱의 딸에게 차인 청년..
딸에게 주지 못한 케이크를 가지고 댄짱과 함께 해피니스 산차에 온 두 사람..
모모짱에게 주지 못한 생일 카드를 땅에 묻고 있는 청년에게 더 깊게 묻으라며 삽도 주고,
여기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했다며 또다시 위로가 되어주는 교수..

나도 잊고 싶은 걸 다 잊어버리는 대신, 누군가가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날 저녁.. 주인 없는 케이크를 먹으며 이야기 하는 두 사람..
하야카와에게 감정이입..
나 역시도 에두프스퀘어를 통과하기 위해 발을 디딘 것이니 힘을 내야지!

여기까지가 2부.. 이후로도 할 수 있으려나...... 이렇게 쓰고는 8년간 쓰지 못 했다는...

이 글을 쓴 지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나도 하야카와의 나이가 되어버렸다.
시간이 지난 지금, 이 드라마를 다시 보게 된다면 느끼는 점은 또 전과 다르겠지?
하지만 하나는 확실할 것이다. 나에게 위로를 줄 것이라는 점.

여름이 오기 전에 다시 이 드라마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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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닷마을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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