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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0년전!! 첫 인도 여행에서 인도에 반한 뒤 3년만에 다시 찾은 인도 여행.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했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엄청엄청 소중한 여행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그 때 쓴 일기를 꺼내서 옮겨 써 보았다.

10년 전이라 사진도 흐릿하고(아마 폰으로 찍었던 것 같다) 내 기억도 흐릿하다.
하지만 그 때 써 놓은 일기가 있어서 다행이다. 기억나지 않는 것도 기록은 기억나게 해 주니까.

2008.3.25 바라나시~꼴까따행 기차안

처음으로 3A(SL보다 높은 등급의 기차 좌석)를 타 봤다. 역시나 좀 다르다. 사람마다 자기 자리가 있고 맨발로 막 돌아다니는 이도 거의 없다. 에어컨도 빵빵해서 추울 정도다. 옆에 앉은 니드히라는 아이는 여자임에도 대학에 다닌다고 한다. 꼴까따가 집인데 홀리 축제를 즐기기 위해 바라나시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니드히의 동생인 8살 여자 아이도 영어 만화책을 읽는다.


이불도 주는 3A 클래스

3A는 SL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 아니고는 사리 입은 사람도 별로 없다. 인도 사람들의 인생은 태어날 때 부터 정해져 있는 느낌이다. 내려올 수는 있어도 올라갈 수는 없다. 인도 TV에는 내가 많이 만난 릭샤왈라나 박시시는 나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3A에는 TV에서 봤던 사람들과 겉모습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 안경을 쓴 사람들도 있다. 아무튼 뭔가 SL과는 많이 다른 느낌.

꼬맹이가 내 일기장을 힐끗 본다. 이곳에서 새삼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은 나라인 지 깨닫는다.(필자 주: 이 때는 한국의 대통령이 바뀐지 1달도 안 됐을 때 여서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음 ㅎㅎ) 인도는 그래도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라는데... 아무튼 오묘한 나라이며 이해가 가다가도 마는 나라이기도 하다.

해맑은 미소로 항상 나를 맞는 Ajmail(바라나시에서 만난 릭샤왈라 친구)이 떠오르며 다시 한 번 비교한다. 아즈마일은 기차도 non sleeper seat만 타 봤다고 했다. 내가 어제, 오늘 그 아이에게 준 180루피가 어쩌면 그 아이의 며칠 수입의 전부일 수도 있다.(이 친구는 돈을 벌기 위해 꼴까따에서 왔다고 한다. 농사가 주업인데, 농한기에는 바라나시에서 릭샤왈라를 한다고..) !ncredible하지만 한편으론 슬픈 눈을 가진 나라가 인도인 것 같다. 아즈마일의 눈엔 항상 우수가 있었던 것 같다. 외국으로 가서 살고 싶다던 그 아이에게 꼭 그렇게 해 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하진 못했다.


나와 이틀을 같이 다녀 준 릭샤왈라 아즈마일.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아무튼 이렇게 바라나시와 나는 다시 바이바이.

 


델리~바라나시로 가던 SL 클래스 기차 안. 5루피 짜이는 항상 옳다.


SL에서 팔던 주전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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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닷마을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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